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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4
제7화 흉내지빠귀

 

내가 다 해결했었어

 

고마운 줄도 모르는 네놈을
살리려고 애썼다고

 

내가 뭘 고마워해야 하지?

 

짓지도 않은 죄 때문에
장벽에서 썩게 해 줘서?

 

네 명줄은 네가 끊었어

 

이거 장난 아닌 거 알지?

 

장난이라면
엄청 재미없는 장난이겠지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어

 

거짓말하는 셰이를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고

 

매춘부를 사랑하는 거냐?

 

그래, 매춘부를 사랑하게 됐어

 

멍청하게도 그 여자 역시
날 사랑하는 줄 알았지

 

형이 했던 그 거래는

 

전부 아버지가 원하던 대로야

 

형도 알잖아

 

형은 가문을 이어 가며

 

캐스털리락의 영주가 되고

 

난 검은 성으로 쫓겨나서
눈앞에서 사라지는 거지

 

완벽하잖아

 

그걸 망쳤다고 생각하니
기쁘더군

 

내 죄가 아니란 걸 알면서
날 희생시키려 하시지

 

누구라도 버릴 수 있는 분이야

 

형은 안 버리겠지

 

잘난 아들이니까

 

왕을 죽이고
손목을 잘리고

 

누이랑 그 짓을 해도
형은 잘난 아들이잖아

 

조심해

 

이제 친구는 나뿐이잖아

 

적어도 모두의 실체를
까발렸으니 됐어

 

그래, 아주 재밌더라

 

사람들 입에 한동안
오르내릴 거야

 

현실적인 놈인 줄 알았는데

 

자존심 지키겠다고
죽을 줄은 몰랐다

 

죽을 거라고 단정 짓지 마

 

결투 재판에서 이긴 적 있어
형도 없었는데 말이지

 

이번에도 못 도와줘

 

연습해 보니 알겠더라

 

왼손으로는 어린애 하나도
이길 수 없다는 거

 

용기는 다 어디 간 거야?

 

형이 지면 아버지 표정이
어떨지 상상해 봤어?

 

단 한 번의 칼질로
대가 끊기는 거잖아

 

보고 싶긴 하다

 

이번에도 브론이
싸워 주지 않을까 해

 

브론이 이기면

 

평생 브론에게
빚을 갚으며 살아야겠지

 

이기면 그렇겠지

 

브론 좀 불러 주겠어?

 

세르세이는 결투대행자로
누굴 내보낸대?

 

멀린 트랜트가 좋겠어

 

애들이나 때리는 나쁜 놈
죽는 꼴 좀 보게

 

아니

 

멀린 기사가 아니야

 

이번엔 너다

 

어서!

 

살려 주십시오

 

제발요

 

제발 살려 주세요

 

그레거 기사

 

수도에 온 걸 환영해요

 

빨리 달려와 줘서 고맙군요

 

몸 상태가 좋아 보이네요

 

상대는 누굽니까?

 

그게 중요한가요?

 

식량일지도 몰라

 

병사들일 수도 있지

 

이런 곳에 계시면 안 돼요

 

어디 있으면 되겠냐?

 

집으로 가 보려고 했는데

 

너무 아프더구나

 

게다가 생각해 보니
집은 불에 타 버렸지

 

누가 그런 거요?

 

이젠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소

 

나을 상처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것 같소

 

가는 길이 험하군요

 

미련이 남습니까?

 

뭐가 말이오?

 

알고 있소

 

갈 때가 됐다는 거

 

내 손으로
끝낼 수 있다는 거

 

생각 안 해 본 건 아니오

 

그런데 왜 견디세요?

 

습관이지

 

이보다 더 끔찍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는 게
가장 끔찍할 거다

 

아무것도 없다는 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아무것도 없는 건
그냥 없는 거죠

 

넌 누구냐?

 

아리아예요

 

아리아 스타크

 

당신 딸이오?

 

내 인질이오

 

이모한테 데려다 주고
몸값을 받을 거요

 

꽤 공정한 거래가 되겠군

 

난 항상 공정한 거래를
하려고 노력했다오

 

상대가 주면
나도 주는 거래

 

공정하고

 

균형 잡힌 거래

 

이젠 모두 무너져 버렸소

 

물 좀 마실 수 있겠소?

 

죽으려니 목이 마르구먼

 

포도주가 아니라 아쉽군

 

동감이오

 

저기가 심장이야

 

사람은 이렇게 죽이는 거다

 

뭐하는 짓이야!

 

당신 머리에
현상금이 걸렸어

 

왕한테 찍히면
이런 꼴을 당하는군

 

왕은 죽었어

 

결혼식 연회장에서
독주를 마셨거든

 

라니스터 병사들을 죽인 죄로
네 목에 포상금이 걸린 거야

 

은화 100냥

 

그걸 받을 수 있을 것 같나?

 

생각이 없는 놈이로군

 

요렌이 장벽으로 데려가던
그 죄수 맞지?

 

막대기를 내 뒷구멍에
꽂아 주겠다고 했어

 

이놈 오늘 일진이
꼬일 대로 꼬였군

 

이놈도 네 명단에 있냐?

 

없어

 

이름을 모르거든

 

이름이 뭐지?

 

로지

 

고마워

 

금방 배우는군

 

수색대가 돌아온다!

 

돌아왔어!

 

수색대들이 돌아왔다!

 

어서들 와

 

다신 못 볼 줄 알았어

 

괜찮은 거야?

 

잘 돌아왔다

 

스노우

 

짐승이 있을 곳이 아니다
데려다 가둬라

 

저녁 식탁에
올리기 싫으면 말이야

 

가자, 고스트

 

크래스터의 성을 떠날 때
맨스의 군대를 발견했습니다

 

오스릭의 언덕에서
야영하고 있었으니

 

다음 만월 전에
장벽에 도착할 겁니다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지 그랬나?

 

장벽 너머의 왕하고는
오랜 친구잖나

 

- 준비해야 합니다
- 준비는 늘 하고 있다

 

터널을 봉쇄해야 합니다

 

바위와 물을 채운 다음
얼리는 겁니다

 

북쪽 정찰은 어쩌고?

 

- 못 합니다
- 겁쟁이 자식!

 

우리 다리를 자르고
눈을 파낸 다음

 

장벽 뒤에 숨어서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자는 건가?

 

10만 명을
막아낼 수는 없습니다

 

검은 성은
수천 년간 건재했다

 

야경대가 수천 년간
방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천 년 동안
터널을 봉쇄한 일은 없다

 

거인족을 보셨습니까?

 

전 봤습니다

 

터널 문으로는 못 막습니다

 

10cm 두께의 철근으로
만들어진 문이다

 

강철을 압축한 철근이지

 

그래도 못 막습니다

 

이곳에서 자네 역할이 뭔지
한번 말해 보겠나?

 

급사입니다

 

급사한테 터널을
관리할 자격이 있었던가?

 

없습니다

 

그럼 누가 관리하지?

 

- 관리자들입니다
- 관리자들이지

 

1급 관리자, 야윅

 

스노우가
터널을 막자고 제안했소

 

그렇게 되면
야경대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할 거요

 

제안에 동의하오?

 

아니오

 

야인 병사들에 대해
아주 잘 아는 것 같으니

 

만월까지 스노우와 탈리가
야간 장벽 경비를 맡는다

 

다음 안건

 

장벽 꼭대기에 송진 100통을
올려다 놓는 일에 대한 거요

 

티리온 경

 

새 옷을 입었군

 

맘에 드십니까?

 

장갑은 암사슴 가죽인데
처녀 허벅지보다 부드럽죠

 

며칠 전에 불렀을 텐데

 

- 좀 바빴습니다
- 뭐 하느라?

 

외로운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롤리스 스토크워스와
혼인할 겁니다

 

롤리스 스토크워스?

 

자네가 좋아할 만한 여자는
아닌 것 같은데

 

여자를 가리는 편은 아닙니다

 

멍청한 여자야

 

똑똑한 게 중요하면
경하고 결혼했겠지요

 

누님이 이 혼인을 제안하면서

 

롤리스한테 언니가 있다는
얘기도 하던가?

 

팔리스 말씀이군요
언니가 있는 건 압니다

 

상속 법칙도 알겠지?

 

팔리스는 마흔에 애도 없지요

 

그래도 부친이 세상을 뜨면
성을 물려받아

 

그렇겠죠

 

그런데 혹시 팔리스가
부친보다 먼저 죽으면

 

롤리스가 물려받을 겁니다

 

여자들은 말 타다가 떨어져서
목 부러지는 일도 많잖습니까

 

내 누님과
아주 죽이 잘 맞겠군

 

그럼 여긴 왜 온 거지?

 

예전에 그러셨지요

 

누가 날 매수하려고 하면
두 배로 주겠다셨어요

 

원하는 게 아내 둘이야?
성 두 채야?

 

어느 쪽이든 좋죠

 

하지만 상대가 산인 만큼
작은 성으로는 안 될 겁니다

 

성을 줄 수는 없지만

 

금과 감사하는 마음은 줄 수 있어

 

금은 저도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뭐에 쓰죠?

 

큰 재산이 될 거야

 

라니스터는 늘 빚을 갚지

 

누님도 라니스터 가잖습니까

 

내 아내는
윈터펠의 상속녀야

 

무사히 이 감옥에서
나가게 되면

 

언젠가 아내와 함께
북부를 통치하게 될 거고

 

큼지막한 땅덩어리를
떼어 줄 수도 있을 거네

 

확실한 건 하나도 없군요

 

북부는 너무 춥잖습니까

 

롤리스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가까이에 있죠

 

롤리스랑 그 짓 할 건지
산이랑 싸울 건지 선택하라면

 

경은 눈 깜짝할 새에
바지부터 벗으실 겁니다

 

- 그렇게 두렵나?
- 두렵지 않다면 바보겠지요

 

지독하게 크고
지독하게 강한 놈입니다

 

그 덩치에 빠르기는
또 어찌나 빠른지

 

이길 수도 있을 겁니다

 

놈이 지칠 때까지
열심히 도망다니다가

 

빈틈을 노리면 되겠지요

 

하지만 까딱 잘못하면
그대로 죽습니다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우린 친구니까

 

맞습니다, 친구죠

 

절 위해
목숨 걸어 보신 적 있습니까?

 

경을 좋아합니다

 

제멋대로인 것도 좋지만

 

제 목숨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겠지

 

이렇게 돼서 죄송합니다

 

자네가 왜 죄송해?

 

양심도 동정심도 없는
사악한 인간이라서?

 

애초부터 그래서
내 마음에 들었잖나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그래, 즐거웠지

 

어쩌실 겁니까?

 

아무래도 내가 직접
산을 죽여야겠군

 

근사한 찬가가
나오지 않겠어?

 

언젠가 그 찬가를
듣고 싶군요

 

어떻게 들어왔지?

 

문 쪽은 경비가 삼엄한데

 

창문은 허술하더군요

 

몇 킬로미터를 헤엄쳐서
구한 꽃입니다

 

다신 이런 짓
하지 마라

 

야생화 싫어하는 여인은
처음이로군요

 

여긴 나 혼자 지내는 공간이다

 

내가 부르기 전엔
절대 못 들어와

 

죄송합니다, 여왕님
저는 여왕님의 종입니다

 

온 이유나 얘기해

 

청이 있습니다

 

제가 잘하는 건
두 가지뿐입니다

 

전투와 여자

 

머린에 머물며
통치하기로 하신 건

 

현명한 결정입니다만

 

이곳에선 제 재능을
발휘할 수 없지요

 

차남 용병단에 거리 순찰과
보복 살인 막는 일을 맡겼다

 

- 도둑이나 잡는 일입니다
- 그리고 여자라면

 

네 재능을 발휘할 상대가
수천 명쯤 있는 걸로 안다

 

한 명뿐입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절 원치 않죠

 

충성을 맹세했을 텐데

 

죽는 날까지
충성할 겁니다

 

머린에 남아
거리를 순찰하라고 하면?

 

머린에 남아
거리를 순찰하지요

 

여왕님 적들을
죽이게 해 주십시오

 

세상 어느 곳의
누구라도 좋습니다

 

잘하는 걸
하게 해 주십시오

 

좋아

 

잘하는 걸 해 봐라

 

옷 벗어

 

들어오세요, 왕비님

 

방해하려던 건 아닙니다

 

전혀 방해 안 돼요

 

떠나기 전에
할 얘기가 있어서요

 

저기 있는 병 좀 주실래요?

 

파란색 병이요

 

아뇨, 그거 말고요

 

그건 손대면 안 된답니다
옆의 것이에요

 

그겁니다

 

오늘 아침에
불꽃을 바라보는데

 

신께서 말씀하셨어요

 

제게 그러시더군요

 

'앞으로 오랫동안
목욕을 못 하게 될 테니'

 

'오늘 밤 편히 목욕하거라'

 

농담이에요

 

별로 재미없나 보네요

 

아닙니다

 

전 농담을 잘 몰라요

 

농담은 거짓말이니까요

 

왕비님은
진실을 원하는 분이고요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옳지 않나요?

 

늘 그렇진 않아요

 

여기 있는 가루와
물약 대부분이

 

거짓이고 눈속임이에요

 

신의 힘을 봤다고
믿게 하기 위한 거죠

 

일단 신의 빛 안에 들면
그게 거짓임을 알게 되지요

 

진실로 인도하는 속임수예요

 

모닥불에
이 가루를 조금 뿌리면

 

하늘을 향해 울부짖듯이
솟구치는 불꽃이 만들어지죠

 

이건 검은 연기 기둥을
만드는 약이에요

 

아무리 용감한 자라도
두려움에 바지를 적신답니다

 

이걸 몇 방울만 타 마시면
어떤 남자라도 불타오르죠

 

스타니스한테도 썼나요?

 

아뇨

 

너무 상심 마세요

 

남자들은 손에 쥔 건
원치 않는 법이죠

 

육욕일 뿐이에요

 

채우면 그만인 육욕

 

신을 섬기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면

 

그 무엇도 죄악이 아니죠

 

당신을 보내 주신 신께
매일 감사하며 살아요

 

스타니스를 인도해 주신 신께요

 

스타니스가 샤이린을
데려가려고 해요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요

 

아시겠지만 제 딸은
이교도적인 성향이 있거든요

 

절 화나게 하려는 건지
진심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여기 남는 게 낫죠

 

어떤 마음이신지 알아요

 

하지만 안 돼요

 

왜죠?

 

왕비님께는
가루도 물약도 필요 없어요

 

거짓은 필요 없죠

 

신의 빛을 바로 볼 만큼
강한 분이라

 

스스로 진실을 보시니까요

 

그 진실이
아무리 아프고

 

아무리 이해하기
힘들어도 말이죠

 

왕비님껜
제 도움이 필요 없지만

 

하지만 제겐
왕비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출항할 때
따님도 꼭 데려가야 합니다

 

신께서 필요로 하시거든요

 

조라 기사님

 

여왕님을 뵈러 오셨군요

 

기분이 좋으실 겁니다

 

칼리시 님

 

일찍 오셨군요

 

더 일찍 온 사람도 있던데요

 

마음에 안 드시나요?

 

믿을 수 있느냐가
문제겠지요

 

마음에도 안 들고
믿음도 없으시군요

 

용병을 어찌 믿겠습니까

 

오라버니를 만나기 전까지
황금 용병단에 계셨죠?

 

그렇습니다

 

전 조라 기사님을 믿는데요

 

다리오 나하리스는
상관이 마음에 안 든다고

 

둘 다 죽여서 칼리시님 앞에
머리를 던져 놓은 자입니다

 

그런 자를 어떻게 믿으시죠?

 

다리오 같은 자는
절대 믿지 않아요

 

그래서 차남 용병단을
융카이로 보내기로 한 거예요

 

- 그러셨습니까?
- 그래요

 

칼리시께서
직접 가시지 않으면

 

그들은 조용히 기다리다가

 

용병단이 떠나면
다시 노예들을 부릴 겁니다

 

그래서 융카이의 노예 주인을
모두 죽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어미 품에서
갓난아기를 빼앗아

 

무결병으로 만든 자들이에요

 

여자아이들에게는
남자를 대하는 법을 가르쳤고

 

사람을 짐승처럼 다뤘죠

 

기사님 말씀대로요

 

수천 명의 노예 주인들을
가둬 놓고 학살하는 것 역시

 

짐승처럼 다루는 일입니다

 

칼리시께서 구하신 노예들은

 

잔혹 행위만을
보고 살았습니다

 

다른 걸 알게 해 주시려면
직접 보여 주셔야 합니다

 

노예 주인들은
어떻게 벌주죠?

 

선처? 벌금형? 훈계?

 

적의 악한 면만 보는 건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전쟁에는
선악이 공존합니다

 

선과 악을 논하는 건
사제들의 일이죠

 

노예들의 삶은 현실이에요

 

반드시 끝낼 겁니다

 

노예를 부린 자들도
끝장낼 거예요

 

저도 한때 노예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자유를 주는 일을
돕고 있잖아요

 

네드 스타크가
칼리시 님과 같았다면

 

전 지금 여기 없을 겁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게
해 달라던 남자 기억하세요?

 

히즈다르 조 로라크

 

차남 용병단과 함께
융카이에 사절로 보내세요

 

머린에서의 일을
노예 주인들에게 전하고

 

그들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걸
설명하도록 하세요

 

내가 만든 새 세상에서 살거나

 

그들의 세상에서 죽거나

 

다리오가 떠나기 전에
어서 잡으세요

 

내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해요

 

알겠습니다

 

아니죠

 

기사님이 내 생각을
바꾸었다고 하세요

 

빌어먹을 놈들

 

거지 같은 인간들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물린 자국을
불로 지져야 해

 

안 그러면
감염돼서 곪아

 

불 싫어하는 거 아는데
제대로 치료를...

 

불은 안 돼

 

금방 끝나

 

- 별로 안 아파
- 불은 안 돼!

 

그딴 소리 집어치워

 

전부 다 집어치워!

 

라니스터의 힘이 닿는 곳에서
난 걸어 다니는 은화 꾸러미야

 

지금은 그놈들 세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지

 

네가 찌른 그놈보다
더 멍청해진 기분이야

 

방심하다가 찔리고 물리고

 

얼마나 받겠다고
이 고생을 하는 건지

 

널 알아보는 게 아니었어

 

오라비한테 받은 검이랬지?

 

난 형한테 이걸 받았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

 

내가 고깃덩어리라도 되는 양
불에 대고 짓눌렀어

 

왜지?

 

내가 장난감을 훔쳤다나
그냥 좀 갖고 논 것뿐인데

 

지독히 아팠지만

 

냄새는 더 심했어

 

하지만 최악은 내 형이
이런 짓을 했다는 거다

 

아버지는 형을 감싸려고

 

이불에 불이 붙어서
그렇게 됐다고 했어

 

너만 혼자인 것 같나?

 

상처 씻어 줄게

 

꿰매는 것도
나한테 맡겨

 

가끔은
편히 지내는 것도 좋지

 

몇 주나 숲에서 잤으니

 

하루쯤 푹신한 침대에서
자는 것도 괜찮을 거야

 

자네가 만든 걸
먹지 않아도 되고

 

심히 동감하는 바입니다

 

고급 잠옷은
기대하지 마

 

이젠 부자의 종자가
아니니까

 

알겠습니다

 

취하겠어

 

알겠습니다

 

더 필요하신 건 없습니까?

 

고맙지만 이걸로 됐어요

 

콩팥 파이가 일품이네요

 

감사합니다

 

열심히 만들었거든요

 

재료가 제일 중요해요

 

밀가루, 돼지기름, 물
달걀, 우유는 구하기 쉽지만

 

전쟁 중이든 아니든

 

좋은 고기와 송아지 콩팥은
구하기가 아주 힘들거든요

 

늙은 소의 콩팥을
쓰는 사람도 있어요

 

요리할 자격이
없는 거죠

 

그리고 육즙

 

육즙이 정말 중요해요
육즙 내기가 쉽지 않죠

 

포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육즙만큼은 포기하면 안 돼요

 

육즙 없이는 파이도 없어요
중요한 거예요

 

갑옷 멋지네요

 

기사세요?

 

아니오

 

갑옷 입은 분들은
거의 기사더라고요

 

킹스랜딩에서 오신 거죠?
저도 수도 출신이에요

 

플리바텀에서 나고 자랐죠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사람을 찾고 있소

 

여기 들렀을지도 몰라요
오가는 사람이 많거든요

 

- 지난번엔 17명이...
- 예쁜 빨간 머리 아가씨요

 

이름은 산사 스타크인데
가명을 쓸 수도 있소

 

스타크요?

 

윈터헬의 그 스타크요?

 

그런 사람은 못 봤어요

 

반역자라던데요

 

반역자는 불청객이죠

 

산사의 모친인
캐틀린 부인께 맹세했소

 

딸들을 데리고 가겠다고

 

콩팥 파이
더 안 드실래요?

 

- 왜?
-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 일도 아닌데
그런 표정을 짓나?

 

언짢게 해 드리긴 싫습니다

 

자네가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아

 

라니스터 가에서
산사 아가씨를 찾습니다

 

돈이 많은 가문이죠

 

돈이면 살인도 합니다

 

산사 아가씨 찾는다는 얘기는
안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가씨, 나리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파이라면 사양하겠소

 

좋은 분 같아요

 

믿어도 될 것 같습니다

 

산사 스타크는
본 적 없습니다만

 

동생은 압니다

 

아리아요

 

부친이 참수된 후로
목격된 적이 없소

 

죽은 걸로 알려져 있소

 

저랑 헤어질 땐
살아 있었습니다

 

그게 언제죠?

 

함께 야경대를 따라갔어요
아리아는 남장을 했고요

 

갑옷은 없었지만
아가씨처럼 말이죠

 

이름은 아리라고 했고요

 

아가씨는 어떻게 됐소?

 

짧게 말해요

 

라니스터 병사들한테 잡혔다가

 

탈출했습니다

 

그다음엔 형제단에 잡혔는데
절 이 여인숙에 팔았죠

 

아리아는 데려갔고
다른 포로도 있었어요

 

험악하게 생겼죠

 

입이 거칠고
얼굴의 반이 화상이었어요

 

- 무섭더군요
- 사냥개입니다

 

맞아요

 

아리아를 만나면
이걸 전해 주시겠어요?

 

마지막 선물로 줬었는데

 

이게 더 잘 구워졌어요

 

아까 뭐라고 했지?

 

모친도 조부도 사망했고

 

지금 리버런의 영주는
월더 프레이니

 

리버런으로 갔을 리는 없어

 

에리로 갔을 겁니다

 

에리에는 왜?

 

리사 애린이 이모거든요

 

캐틀린 스타크의 동생이죠

 

아리아한테 하나 남은
돈 많은 친척이에요

 

라니스터 가를 증오하죠

 

티리온 경께서 가문들 간의
관계를 가르쳐 주셨거든요

 

산사도 거기 있을지 모르겠군

 

맞습니다, 그럴지도 모르죠

 

확실한가?

 

아뇨

 

이 시간엔 매음굴에
계실 줄 알았는데요

 

며칠 전에 아름다운 금발 여인과
잠시 시간을 보냈다오

 

들어 볼까요?

 

이 지저분한 감옥은
지긋지긋하지만

 

지저분한 얘기라면
환영입니다

 

당신 누님 얘기요

 

날 찾아왔었소

 

당신 조카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소

 

딸을 많이 걱정하더군요

 

당신에 대한 반감을
주려고 접근했단 걸

 

감추려 애쓰는 것 같았고

 

스스로 그렇게 믿는 것
같기도 했소

 

깨끗한 얼굴로
더러운 짓을 하는 건

 

누님의 재능이지요

 

진짜 의도를 숨기기가
쉽지 않아 보였소

 

참 희한한 일이오

 

라니스터 가의 사람이

 

라니스터 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 하다니 말이오

 

당신이 죽기를
간절히 바라더군요

 

누님이 괜한 수고를 했군요

 

제가 제 명줄을
끊어 놓았으니 말입니다

 

제 목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
기쁨을 주체 못 할 겁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원한 일이니까요

 

알고 있소

 

우리 만난 적 있소

 

아주 오래전에

 

그랬으면
제가 기억했을 텐데요

 

기억할 리가 없소
갓난아기였으니까

 

누님과 함께 아버지를 따라
캐스털리락에 간 적이 있소

 

돈을 떠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소

 

음식도, 날씨도,
사람들 말투도, 전부 다

 

내게 가장 큰 실망을 안긴 건

 

당신이었소

 

제 가족과
공통점이 있으시군요

 

그 당시 돈에서는

 

괴물에 대한 이야기가
쫙 퍼져 있었소

 

타이윈 라니스터의
괴물 아들 이야기

 

몸의 두 배나 되는
커다란 머리통

 

다리 사이에 숨은 꼬리
갈고리발톱, 빨간 외눈

 

한 몸에 자리한
남녀의 생식기

 

그것참 편리하겠군요

 

당신 누님은
당신을 보여 주기로 약속했고

 

언제 보여 줄지 물을 때마다
곧 보여 준다고 하더군요

 

드디어
당신 누님과 형님이

 

우릴 당신 방으로 안내했고

 

괴물을 보여 줬소

 

머리통이 조금 크고
팔다리가 조금 짧았지만

 

갈고리발톱은 없었소

 

빨간 외눈도 없었고
꼬리가 있어야 할 자리엔

 

작은 고추가 달려 있었소

 

우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고
이게 무슨 괴물이냐고 물었소

 

그냥 아기 아니냐고

 

세르세이가 그러더군요
'얘가 어머니를 죽였어'

 

그리고 그 작은 고추를
세게 꼬집는데

 

잡아떼려는 줄 알았소

 

결국 당신 형님이 말렸지요

 

세르세이가 그럽디다
'상관없어'

 

'어차피 곧 죽을 거래'

 

'정말 그러면 좋겠어'

 

'벌써 죽었어야 했어'

 

이제...

 

조만간

 

세르세이의 숙원이 이뤄지겠군요

 

내 숙원은 어찌 되는 거요?

 

정의

 

내 누이와 아이들을 위한
정의 말이오

 

정의를 원한다면

 

잘못 찾아오신 것 같습니다만

 

그렇지 않소

 

아주 정확히 잘 찾아온 거요

 

내게 죄를 지은 자들을
모두 처단하고 싶은데

 

지금 그들이 모두
이곳에 있다오

 

그레거 클리게인부터
처단할 거요

 

내 누이의 아이들을 죽이고

 

아이들의 피를 묻힌 채
누이를 범한 놈이오

 

그리고 누이까지 죽였소

 

당신의 결투대행자가 되리다

 

나오셨군요

 

뭐 하는 거야?

 

윈터펠의 집을
만들고 있어요

 

못 본 지 너무 오래돼서
제대로 만들었나 모르겠네요

 

왜 떠난 거야?

 

얘기가 길어요

 

난 에리에서 쭉 살았어

 

어머니께서 저 아래는
위험하다고 하셨거든

 

난 베일의 영주잖아

 

베일의 영주는
아주 중요한 존재야

 

네, 그렇지요

 

언제 돌아갈 거야?

 

아마 못 갈 거예요

 

이젠 가족도 거기에 없고
성도 불타 버렸거든요

 

윈터펠에도
달의 문이 있어?

 

없어요

 

높은 산이 아니라
평지에 있거든요

 

위험하겠다

 

사람은 어떻게 날려 보내?

 

못 해요

 

나쁜 사람이나 무서운 사람
짜증 나는 사람은 어떻게 해?

 

어떻게 해 본 적 없어요

 

여자들은
그런 일 못 하거든요

 

그렇구나

 

난 베일의 영주니까

 

어른이 되면 거슬리는 인간들
전부 다 날려 버릴 거야

 

너도 해

 

나랑 결혼한 다음에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있으면

 

데려와서 휙!
떨어뜨리는 거야

 

달의 문으로 말이야

 

그것참 좋겠네요

 

윈터펠에도
달의 문을 만들자

 

좋아요

 

어디 보자
이 탑이 좋겠다

 

조심하세요

 

다시 만들어야 하잖아요

 

- 내 탓 아니야
- 맞잖아요

 

달의 문도 없는 게 성이야?
고쳐 주려고 그랬어

 

무너뜨렸잖아요
망쳐 놓은 거예요

 

아니라니까!

 

바보처럼 굴지 마세요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죄송해요

 

애들이란

 

로빈을 때렸어요

 

그래, 봤다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맞아

 

저 애 엄마가 때렸어야지
아주 오래전에 말이야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준 거라고 생각해라

 

이모님께서 아시면...

 

리사는 내가 알아서 하마

 

윈터펠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었어요

 

다신 못 볼 테니까요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더 나은 집을
짓고 싶으면

 

우선 낡은 집을
허물어야겠지

 

조프리를 죽인
진짜 이유가 뭐죠?

 

말씀해 주세요

 

난 네가 상상도 못 할 만큼
네 어머니를 사랑했다

 

사랑하는 이를 해친 자에게
복수할 기회가 오면 잡아야지

 

더 나은 세상이었다면

 

진실한 사랑이

 

권력과 의무보다
더 앞서는 세상이었다면

 

넌 내 딸로 태어났을 거다

 

하지만 여긴
그런 세상이 아니지

 

젊을 적의 네 어머니보다도
더 아름답구나

 

베일리쉬 경

 

피터라고 불러 다오

 

부르셨어요, 이모님?

 

이리 와라, 산사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아니?

 

아뇨

 

나도 정확히는 몰라

 

수백 미터쯤 되겠지

 

참 근사하지 않니?

 

저 아래 바위에 부딪히면
몸이 어떻게 될까?

 

충격 때문에 터져 버리겠지

 

떨어진 달걀처럼 말이야

 

형태가 그대로 남는 부위도
가끔은 있다더구나

 

몸통에 얹혀 있는
머리통도 있었지

 

머리카락도 그대로고

 

공허한 푸른 눈도
그대로였다지

 

무슨 짓을 했는지 안다

 

죄송합니다, 이모님

 

때려선 안 됐는데
다신 그러지 않을게요

 

빠져나갈 생각 마라, 더러운 것

 

입을 맞췄잖아
피터에게 입을 맞췄어

 

모르셔서 그래요

 

내가 봤어!

 

내 두 눈으로 봤으니까
거짓말하지 마라

 

입을 맞추셔서 피했어요

 

거짓말! 천박한 것!
피터는 내 거야!

 

아버지, 남편, 언니

 

우리 사이를 막아선 사람들은
모두 죽었어

 

피터와 내 사이를 막으면
그렇게 되는 거야

 

아래를 봐!
아래를 보라고!

 

리사!

 

놔주시오

 

이 애를 원해요?

 

머리에 든 것 없는
어린애를요?

 

어서 놔 줘요

 

얘도 얘 엄마랑 똑같아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요

 

난 당신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사람까지 죽였는데

 

얘를 왜 데려온 거죠?

 

멀리 보내겠소

 

목숨을 걸고 맹세하리다

 

일곱신께 맹세하오

 

놓아줘요, 리사

 

내 착한 아내

 

착하고 어리석은 아내여

 

난 오직 한 여자만 사랑했소

 

평생 단 한 사람뿐이었다오

 

당신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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